창작/공포

퇴근 후 혼자 남은 사무실에서 마주친 기괴한 존재, 그리고 CCTV에 찍힌 충격적인 진실

수다 SUDA 2024. 12. 2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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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혼자 남은 사무실에서 마주친 기괴한 존재, 그리고 CCTV에 찍힌 충격적인 진실



나는 평소와 같이 야근을 하고 있었다. 마감 기한이 다가오는 프로젝트 때문에 며칠째 밤을 새우고 있었지만, 이날만큼은 유독 불길한 기운이 감돌았다. 27층에 위치한 우리 회사는 저녁 7시가 되면 대부분의 직원들이 퇴근을 하고, 밤 10시가 되면 전체 조명이 자동으로 꺼지는 시스템이었다.

시계를 보니 밤 11시 47분. 컴퓨터 모니터의 푸른빛만이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복도 끝에서 희미한 비상구 표시등이 깜빡이는 것이 보였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광경이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깜빡임의 간격이 점점 빨라지는 것 같았다.

"띠링-"

갑자기 울린 메신저 알림음에 화들짝 놀랐다.

[시스템 관리자]: 현재 27층에 접속 중인 사용자가 감지되었습니다. 
[시스템 관리자]: 보안 점검을 위해 현재 층의 모든 네트워크를 일시 중단합니다.
[시스템 관리자]: 예상 소요 시간: 15분

이상했다. 보안 점검은 항상 오후 6시에 진행되었고, 이런 메시지를 받은 적도 없었다. 더구나 시스템 관리자가 이 시간까지 일할 리가 없었다. 불안한 마음에 회사 메신저로 시스템팀에 문의를 하려 했지만, 네트워크가 이미 차단된 상태였다.

휴대폰을 확인했다. "No Service"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는 이미 전원이 꺼져있을 것이 뻔했다. 

복도를 걸어가는 동안 발걸음 소리만이 적막을 가르고 있었다. 그때 문득 깨달았다. 내 발걸음 소리가 울리고 난 뒤, 미세한 시차를 두고 똑같은 소리가 뒤에서 들리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나를 따라오는 것처럼.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뒤돌아보고 싶지 않았지만,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복도 끝에 서 있는 검은 형체가 보였다. 키가 3미터는 되어 보이는 그것은 천장에 머리가 닿을 정도로 키가 컸고, 기다란 팔다리는 마치 거미줄처럼 늘어져 있었다.

순간 그것이 고개를 돌렸다. 얼굴이라고 할 수 없는 무언가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피부는 없었고, 살점이 드러난 채 썩어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것의 입가에서 끈적한 검은 액체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나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것이 천천히 나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각 발걸음마다 바닥에서는 검은 자국이 남았고, 역겨운 부패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비상계단으로 뛰어갔다. 문을 열자마자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계단을 몇 개 내려가지 못했을 때,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계단 난간 너머로 보이는 아래층들이 전부 사라져있었다. 마치 건물 자체가 27층에서 잘려나간 것처럼, 그 아래로는 끝없는 어둠만이 존재했다.

뒤에서 들리는 발소리.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없는 상황. 공포에 질린 채 복도로 다시 뛰어들어갔다. 유일한 희망은 보안실이었다. 거기에는 비상전화가 있었고, CCTV도 있었다.

숨을 몰아쓰며 보안실에 도착했다. 다행히도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문을 잠그고 비상전화를 들었다. 신호음이 들리지 않았다. 대신 낮은 웃음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들려왔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CCTV 모니터에 시선이 닿았다. 화면에는 27층의 여러 구역이 비춰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중 하나의 화면에서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내 자리였다. 그리고 거기에는 여전히 '내가' 앉아서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그때 등 뒤에서 차가운 숨결이 느껴졌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부패한 얼굴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그것은 입가에 걸린 섬뜩한 미소로 나를 바라보았다.

"네가 찾던 게 이건가?"

그것이 들고 있던 것은 피범벅이 된 사체였다. 내 사체였다. 3일 전 야근을 하다가 죽은 내 모습이었다.

그제서야 모든 것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왜 아무도 내게 말을 걸지 않았는지, 왜 메신저의 메시지들이 전부 읽지 않음 표시였는지, 왜 커피를 마셔도 맛을 느낄 수 없었는지...

나는 이미 죽어있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저 괴물은... 나를 데리러 온 것이었다.

"이제 집에 갈 시간이야."

그것의 말과 함께, 보안실의 불이 꺼졌다. 어둠 속에서 들리는 것은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살점이 찢어지는 소리뿐이었다.

다음 날 아침, 직원들이 출근했을 때 27층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다만 내 자리에는 사직서가 놓여있었고, 그 위에는 검은 액체 자국이 미세하게 남아있었다.

회사의 CCTV 기록에는 그날 밤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와있다. 다만 밤 11시 47분부터 자정까지의 영상이 모두 지워져 있었고, 그 시각에 촬영된 유일한 기록은 보안실 앞 복도를 비추는 카메라에 찍힌 것이었다.

희미하게 보이는 것은 천장까지 닿는 길쭉한 형체와 그 앞에 서 있는 한 남자의 모습. 그리고 그 장면 직후, 카메라는 영원히 꺼졌다.

# 후기

이 이야기는 실제로 서울의 한 대기업 사무실에서 있었던 미스터리한 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되었다. 당시 CCTV에 찍힌 영상은 회사 측의 요청으로 모두 폐기되었으며, 해당 층에서는 더 이상 야근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날 밤 건물의 전력 시스템에 이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그 원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또한 실종된 직원의 시체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으며, 사건 발생 3일 전부터 그를 목격했다는 동료들의 증언은 모두 서로 일치하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도 이 건물 27층에서는 가끔 늦은 밤 누군가 일하는 모습이 목격된다고 한다. 하지만 확인을 위해 올라가보면 항상 텅 비어있는 자리만이 그들을 맞이할 뿐이다.

당신의 회사는 몇 층인가요? 그리고... 오늘도 야근을 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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