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나는 일기예보에도 없던 폭우 속에서 혼자 차를 몰고 있었다. 서울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늦은 밤길이었다. 내비게이션은 이미 먹통이 된 지 오래였고, 휴대폰 신호도 잡히지 않았다. 앞은 보이지 않고 와이퍼는 빗물을 쓸어내기도 벅찬 상황이었다. 그때 갑자기 도로 한가운데 검은 형체가 보였다.급브레이크를 밟았다. 차가 미끄러지며 가드레일을 스쳤다. 가슴이 쿵쾅거렸다. 헤드라이트 불빛 속에서 본 것은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였다. 그는 비를 맞으면서도 전혀 젖지 않은 듯했다. 그리고 그의 발... 거꾸로 뒤집혀 있었다.공포에 질려 액셀을 밟았지만 엔진이 꺼져버렸다. 시동을 걸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뒤를 돌아보니 그 남자가 이미 차 뒷좌석에 앉아있었다. "강릉까지 태워주시겠습니까?" 그의 목소리는 마치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