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밤 퇴근길은 조용하고 어두웠다. 사무실이 있는 지하철역에서 집까지는 대략 15분 정도 걸어가야 했다. 늦은 시간이라 사람들의 발걸음도 드문드문했다.
그날도 평소처럼 야근을 마치고 밤 11시쯤 퇴근했다. 지하철역을 빠져나와 으슥한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비치는 골목길을 걷는데 문득 등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니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분명 누군가 걷는 소리가 들렸다. 걸음을 멈추면 그 소리도 멈췄고, 다시 걸으면 그 소리도 따라왔다.
불안한 마음에 발걸음을 서둘렀다. 그때 골목길 벽에 비친 그림자가 보였다. 내 그림자가 아닌, 키가 훨씬 큰 누군가의 그림자였다. 하지만 주변엔 아무도 없었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이제 집까지 5분도 채 남지 않았다. 달리고 싶었지만 그러면 더 위험할 것 같았다. 천천히, 하지만 조심스럽게 걸었다.
그때 갑자기 뒤에서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동시에 누군가가 내 어깨를 잡는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나는 본능적으로 앞으로 달렸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발자국 소리는 점점 더 커졌고, 그림자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아파트 입구가 보이자마자 나는 전력을 다해 뛰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와 바로 잠갔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창밖을 보니 그 그림자는 사라졌지만, 아직도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다음 날 아침, 회사에 출근하기 전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주변 CCTV를 확인해보겠다고 했다. 며칠 뒤 연락이 왔다.
CCTV에는 내가 혼자 걷는 모습만 찍혀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그 길로는 다시는 걸어가지 않았다. 아무도 내 뒤를 따라오지 않았다는 게 오히려 더 무서웠기 때문이다.
지금도 가끔 늦은 밤 퇴근할 때면 누군가 뒤에서 걸어오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뒤를 돌아보면 아무도 없지만, 그 차가운 손길의 감각은 여전히 어깨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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