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공포

악마의 목소리가 들린 날, 나는 실종된 여동생을 찾아 나섰다

수다 SUDA 2024. 12. 2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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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건 여동생의 전화를 받았을 때였다. 늦은 밤 울린 전화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 평소라면 무시했겠지만, 그날따라 왠지 모를 불안감에 전화를 받았다.

"오빠..." 여동생의 목소리가 떨렸다. "누군가가 날 쫓아오는 것 같아."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여동생은 혼자 살고 있었다. 나는 즉시 옷을 챙겨 입었다.

"지금 어디야?"

"학교 앞 골목길... 근데 오빠, 뭔가 이상해. 내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

통화는 갑자기 끊겼다. 나는 곧바로 차를 몰아 여동생이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 2시가 넘어있었다. 

거리는 으스스할 정도로 조용했다. 가로등 불빛만이 간간이 골목을 비추고 있었다. 나는 차에서 내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동생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그때였다. 어딘가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여동생의 것인가 했지만, 곧 그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그 웃음소리는 점점 더 큰 소리로 변해갔고, 어느새 비명 같은 소리로 바뀌었다.

나는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달려갔다. 골목을 지나 작은 공원에 도착했을 때,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공원 한가운데 서 있는 검은 형체. 그것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었지만, 분명 사람은 아니었다.

그리고 그 앞에 쓰러져 있는 여동생. 나는 본능적으로 그쪽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다가갈수록 주변 공기가 차가워졌고, 숨쉬기가 힘들어졌다.

검은 형체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얼굴이라고 할 만한 곳에는 깊은 어둠만이 있었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내 여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빠, 왜 이제 왔어..."

나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검은 형체는 천천히 다가왔고, 나는 의식을 잃기 직전까지 여동생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그날 이후, 여동생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경찰은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CCTV에는 그날 밤 여동생이 혼자 걸어가는 모습만 찍혀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날 본 것이, 그리고 들은 것이 진실이라는 걸.

이제는 매일 밤 꿈에서 그 검은 형체를 본다. 그리고 간혹 깊은 밤, 전화벨이 울릴 때면 여동생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오빠... 이제 나도 검은 그림자가 되어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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