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사 온 원룸은 반지하였다. 집주인은 특별히 싼 값에 내놓은 거라며 계약을 서둘렀다. 나는 반지하가 습하다는 것 말고는 특별한 단점을 못 느꼈다. 오히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정원의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이사한 첫날 밤이었다. 아직 짐을 다 풀지 못해 박스들이 곳곳에 쌓여있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침대에 누웠을 때였다. 바닥에서 '톡톡' 하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엔 수도관 소리려니 했다. 하지만 점점 소리가 커지더니 누군가 바닥을 두드리는 것처럼 들렸다. 이상했다. 이 집은 1층 반지하였고, 아래층은 없었다.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더 커지고 빨라졌다. 마치 누군가가 바닥을 긁는 것 같기도 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바닥에 귀를 대보았다. 그 순간 소리가 멈췄다.
다음 날 아침,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래층이 있느냐고 물었다. 집주인은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는 이 건물이 지어질 때 지하실이 있었지만 지금은 폐쇄되어 있다고 했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건물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다 정원 한편에서 녹슨 철문을 발견했다. 지하실로 통하는 입구였다. 열쇠구멍으로 안을 들여다보려 했지만 너무 어두웠다.
그날 밤도 소리는 계속됐다. 이번에는 마치 누군가가 쇠사슬을 끌고 다니는 것 같은 소리였다. 나는 베개로 귀를 막았지만 소용없었다. 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지는 것 같았다.
다음 날, 나는 건물의 역사를 찾아보기로 했다. 도서관에서 지역 신문을 뒤져보니 충격적인 기사를 발견했다. 20년 전, 이 건물에서 연쇄 살인범이 체포됐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피해자들을 지하실에 가두고 고문했다고 했다.
며칠 뒤, 나는 결국 이사를 결정했다. 마지막 밤이었다. 짐을 정리하고 있는데 갑자기 정전이 됐다. 그리고 바닥에서 들리던 그 소리가 이번에는 벽을 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손전등을 비춰보니 벽에 긁힌 자국이 생기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벽 안쪽에서 긁어대는 것 같았다. 나는 그대로 얼어붙었다. 그때 갑자기 벽이 울리더니 한 손이 벽을 뚫고 나왔다.
피투성이의 손가락이 내 발목을 향해 뻗어왔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문을 향해 달렸다. 하지만 문이 열리지 않았다. 손잡이를 아무리 돌려도 소용없었다. 그리고 그때, 내 등 뒤에서 차가운 숨결이 느껴졌다.
나는 눈을 감았다. 마지막으로 들린 것은 귓가에서 들리는 쉰 목소리였다. "어서 와... 우리가 기다리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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