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동산 중개인이다. 새벽에 빈 집을 보러 가는 일이 종종 있다. 해외에 있는 고객들과 시차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홍콩에 있는 고객이 급하게 집을 보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시간은 이미 새벽 3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나는 차를 몰고 강남의 한 고급 아파트 단지로 향했다. 32층짜리 고층 아파트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묘한 기분이 들었다. 으슥한 복도를 지나 해당 호수 앞에 섰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썩은 냄새가 코를 찔렀다. 평소 같았으면 바로 돌아갔겠지만, 이 매물을 놓치면 큰 손실이었다. 나는 마스크를 쓰고 안으로 들어갔다.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고 천천히 집안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거실은 깨끗했다. 주방도 마찬가지. 화장실도 특별한 게 없었다. 안방으로 가는 복도에 들어서는 순간, 갑자기 스마트폰이 꺼졌다.
완전한 어둠 속에서 나는 발걸음 소리를 들었다. 내 발걸음 소리가 아니었다. 누군가가 안방에서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그때 스마트폰이 다시 켜졌다. 시계를 보니 3시 33분이었다. 플래시 불빛이 앞을 비추자 복도 끝에서 까만 형체가 보였다. 그것은 사람의 형태였지만, 키가 3미터는 되어 보였다. 천장에 머리가 닿아 구부정하게 서 있었다.
순간 그것이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얼굴이 없었다. 대신 검은 구멍만이 있었고, 그 구멍에서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도망갈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그것이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움직일 때마다 뼈 마디가 꺾이는 소리가 났다.
내 앞까지 온 그것은 갑자기 멈춰 섰다. 그리고 입을 벌렸다. 그 순간 나는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떴을 때는 아파트 입구였다. 경비원이 나를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아침 7시였다. 경비원의 말에 의하면 그 집은 3년 전 화재로 폐쇄되었고, 아직도 출입금지 구역이라고 했다.
나는 그 후로 다시는 새벽에 빈 집을 보러 가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 3시 33분이 되면, 그날 밤의 썩은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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