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시 외곽의 오래된 정신병원 철거 현장에서 일하는 건설 작업자다. 오늘도 평소처럼 건물 내부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지하 보일러실 쪽에서 녹슨 금속 캐비닛을 발견했다. 문을 열어보니 먼지 쌓인 VHS 테이프들이 잔뜩 있었다. 대부분은 환자 기록이나 행정 서류를 담은 것 같았지만, 그중 하나가 눈에 띄었다.
'보안실 CCTV - 2001년 10월 31일' 이라고 적힌 테이프였다. 우연히 작업장에 있던 낡은 VHS 플레이어에 테이프를 넣어보았다.
화면에는 병원 복도가 보였다. 날짜 표시를 보니 새벽 3시 27분. 희미한 형광등 불빛 아래 긴 복도가 음산하게 펼쳐져 있었다. 갑자기 화면 오른쪽에서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
카메라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한 환자로 보이는 사람이 복도 끝에 서 있었다. 하얀 병원복을 입은 채 벽을 보고 서 있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 환자의 발이... 바닥에 닿지 않고 있었다.
숨을 죽이고 영상을 계속 지켜보는데, 갑자기 그 환자가 고개를 180도로 돌렸다. 썩어 문드러진 얼굴, 새까맣게 썩은 눈동자가 정면을 응시하고 있었다.
순간 화면이 지직거리더니 잠시 정전이 된 것처럼 어두워졌다. 다시 화면이 들어왔을 때, 그 존재는 카메라 바로 앞에 있었다. 뒤틀린 미소를 짓고 있는 얼굴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나는 공포에 질려 테이프를 빼려고 했다. 그때 갑자기 내 뒤에서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화면 속 그 얼굴이 바로 내 앞에 있었다.
그날 이후 나는 그 정신병원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끔 깊은 밤, 거울을 볼 때마다 그 얼굴이 내 뒤에서 미소 짓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이제 그것은 영원히 나를 따라다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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