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공포

[공포/미스터리] 우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일어난 기이한 실종 사건

수다 SUDA 2024. 12. 25.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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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처럼 지루했다. 지하주차장의 차가운 형광등 불빛 아래로 내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오늘따라 유독 주차장이 텅 비어 있었고, 발걸음 소리만이 공허하게 울렸다.

B2층 구석에 차를 세워두고 엘리베이터로 향하는데, 문득 어딘가에서 희미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통화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형광등 하나가 깜빡이더니 꺼졌다.

불안한 마음에 발걸음을 서둘렀다.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했을 때, 또다시 웃음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더 가깝게, 마치 내 바로 뒤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급히 뒤를 돌아봤지만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자 숫자가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B1, B2... 그런데 엘리베이터가 B3를 가리켰다. 우리 아파트는 지하 2층까지만 있는데 말이다.

식은땀이 흘렀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캄캄한 내부가 보였다. 조명이 꺼져 있었다. 그때 엘리베이터 안쪽 거울에 무언가가 비쳤다. 누군가가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그 순간 엘리베이터 문이 빠르게 닫히며 누군가의 차가운 손이 내 어깨를 잡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낯선 곳에 있었다. 주변은 완전히 어두웠고, 멀리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와 발자국 소리만이 들렸다. 휴대폰을 꺼내 불빛을 비춰보니 끝없이 이어지는 주차장이 보였다. 벽에는 B9라고 쓰여 있었다.

그 후로 우리 아파트에서는 한 달에 한 명씩 실종자가 발생했다. 모두 지하주차장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되었다고 한다. CCTV에는 그들이 혼자 엘리베이터에 탑승하는 모습만 찍혀있을 뿐, 내리는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경찰은 수개월간 수사했지만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다. 다만 실종된 사람들의 차에서 발견된 블랙박스 영상에는 공통적으로 이상한 점이 있었다. 주차하기 직전, 백미러에 비친 뒷좌석에 누군가가 앉아 있는 모습이 찍혀있었다는 것이다.

얼마 전,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오래된 도면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곳에는 분명히 지하 9층까지 표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현재 도면에는 지하 2층까지만 존재한다. 건설사는 이미 부도났고, 당시 건설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모두 연락이 닿지 않는다.

오늘도 퇴근길, 나는 지하주차장으로 향한다. 이제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안다. 누군가가 항상 나를 지켜보고 있으니까. 웃음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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