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날도 평소처럼 야근을 하고 있었다. 모니터 속 숫자들을 보며 한숨을 쉬고 있을 때, 핸드폰에서 카카오톡 알림음이 울렸다. 시계를 보니 새벽 2시 13분.
"여보... 보고 싶어..."
발신인은 6개월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내였다.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아내의 카카오톡 계정은 그녀가 떠난 후 내가 직접 탈퇴시켰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의 프로필 사진과 함께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메시지를 열어보았다. 채팅방에는 우리가 마지막으로 나눴던 대화들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리고 방금 도착한 새 메시지 아래로 말풍선이 계속해서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제 곧 만날 수 있어..."
"여기 너무 춥고 외로워..."
"같이 있고 싶어..."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메시지를 무시하려 했지만, 그때 동영상 통화 요청이 왔다.
화면에는 칠흑 같은 어둠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희미하게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흙을 파는 소리였다.
"여보... 조금만 더 기다려요. 내가 지금 당신한테 가고 있어..."
순간 동영상 속에서 무언가가 번쩍였다. 그것은 아내가 항상 차고 다니던 결혼반지였다. 하지만 반지를 낀 손가락은 썩어 문드러져 있었고, 검게 변색된 피부 사이로 하얀 뼈가 드러나 보였다.
나는 공포에 질려 핸드폰을 던져버렸다. 하지만 메시지는 계속해서 도착했다.
"여보, 왜 도망가요?"
"우리 약속했잖아요... 영원히 함께하기로..."
"이제 곧이에요..."
그리고 사무실 창 밖에서 흙먼지를 뒤집어쓴 창백한 형체가 보였다. 13층인데도 무언가가 천천히 유리창을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
나는 미친듯이 사무실을 뛰쳐나왔다. 엘리베이터도 계단도 모두 정전이었다. 어둠 속에서 흙 묻은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도망가지 마요...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어..."
끝내 내 어깨를 붙잡은 차가운 손. 뒤돌아보니 흙투성이 웨딩드레스를 입은 아내가 썩어 문드러진 얼굴로 미소 짓고 있었다.
"이제... 정말... 영원히...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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