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공포

심야 지하철에서 마주친 기이한 승객들, 그날 이후 나는 출근길이 두려워졌다

수다 SUDA 2024. 12. 2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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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이 한참 지난 새벽 2시, 나는 야근을 마치고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이었다. 하지만 그날 밤은 달랐다.

플랫폼에 도착했을 때,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한 남자가 벤치에 앉아있었다. 그는 검은 정장 차림이었고, 머리카락이 이상하게도 한쪽으로 쏠려있었다. 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지하철이 도착했고, 나는 빈 칸을 골라 앉았다. 그 남자도 같은 칸에 탔지만, 내 시선을 피해 반대편에 앉았다. 이상하게도 그의 모습이 창문에 비치지 않았다.

다음 역에서 또 다른 승객이 탑승했다. 양복을 입은 회사원처럼 보이는 남자였다. 하지만 그의 걸음걸이가 이상했다. 마치 누군가가 조종하는 것처럼 부자연스러웠다.

한 정거장을 더 지나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첫 번째 남자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는데, 그의 얼굴은 완전히 비어있었다. 눈도, 코도, 입도 없었다. 순간 전기가 나갔다가 들어왔고, 두 번째 남자도 같은 모습이었다.

나는 공포에 질려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때 그들이 동시에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전철이 터널을 지나는 동안, 그들은 천천히 일어나 내게 다가왔다.

나는 다음 역에서 필사적으로 뛰쳐나왔다. 역사는 텅 비어있었고, 발소리만이 공허하게 울렸다. 에스컬레이터를 향해 달리면서 뒤를 돌아보니, 그들이 계단을 따라 올라오고 있었다.

지상으로 나와 택시를 잡아탔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날 이후 나는 퇴근 시간을 조절했고, 늦은 시간의 지하철은 타지 않았다.

하지만 며칠 후,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나는 그들을 다시 보았다. 이번에는 그들뿐만이 아니었다. 승객의 절반이 얼굴 없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이제 밤만이 아닌, 낮에도 나타난다. 매일 아침 출근길, 나는 그들 사이에 끼어 앉아있다. 그들은 내가 언제 그들처럼 될지 기다리고 있다. 나는 그들의 숫자가 매일 늘어나는 것을 본다. 

오늘도 나는 출근을 위해 지하철역으로 향한다. 이제 그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인다. 어쩌면 나도 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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