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공포

제발 도와주세요. 저는 지금 방금 제 집 화장실 안에서 소리를 들었습니다

수다 SUDA 2024. 12. 2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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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집에 돌아온 나는 평소처럼 씻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다. 오늘따라 유독 피곤했던 터라 욕조에서 반신욕을 하며 휴대폰으로 유튜브를 보기로 했다.


물을 받고 옷을 벗은 뒤 욕조에 들어가려는 순간,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화장실 천장에서 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위층에 사는 사람을 떠올렸다. 한 달 전쯤 이사 온 젊은 남자였는데, 인사도 없이 쌀쌀맞은 인상이었다.


'이런 시간에 누수라니.' 짜증이 났지만 어쩔 수 없이 옷을 다시 입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초인종을 눌렀지만 대답이 없었다. 한참을 기다렸지만 반응이 없자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었다.


"네, 204호인데요. 위층에서 물이 새고 있어서요."


"네? 304호요? 그런데 그 집은 지금 공실인데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나는 확실히 한 달 전에 그 남자가 이사 오는 걸 봤다. 짐을 옮기는 모습도, 현관문을 여닫는 소리도 들었다. 심지어 며칠 전에도 마주쳤다.


"그럴 리가 없어요. 저는 분명히..."


그때였다. 내 화장실 천장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누군가가 위에서 발을 구르는 것 같았다. 나는 공포에 질려 전화기를 떨어뜨렸다.


소리는 점점 더 커졌다. 쿵, 쿵, 쿵. 이제는 마치 누군가가 내 화장실 천장을 향해 뛰어다니는 것 같았다. 물방울은 계속해서 떨어졌고, 그것은 이제 붉은색으로 변해있었다.


나는 즉시 현관문을 향해 뛰었다. 하지만 문이 열리지 않았다. 손잡이는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아무리 돌려도 움직이지 않았다. 창문으로 달려갔지만 그것도 마찬가지였다.


거실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주방에서는 싱크대 수도꼭지가 저절로 돌아갔다. 휴대폰을 꺼내 112에 전화를 걸려고 했지만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화장실에서 들리던 소리가 멈췄다. 대신 무언가가 파이프를 타고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첫 번째는 발톱이 긁히는 소리, 두 번째는 뼈가 부러지는 소리, 세 번째는... 웃음소리였다.


나는 방 안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갔다. 침대 밑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누군가가 내 등 뒤에서 속삭였다.


"이제 우리 같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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