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이사 온 원룸은 깨끗하고 아늑했다. 특히 욕실이 넓어서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이사 온 지 일주일째 되던 날부터 이상한 일이 시작됐다.
매일 밤 12시가 되면 욕실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수도꼭지를 제대로 잠그지 않은 줄 알았다. 하지만 아무리 꽉 잠가도 소리는 계속됐다.
어느 날 밤, 나는 용기를 내어 소리의 정체를 확인하기로 했다.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고 욕실 문을 열었다. 순간 소름이 돋았다. 물소리가 나는 곳은 수도꼭지가 아닌 천장이었다.
천장을 자세히 보니 검은 얼룩이 있었다. 그리고 그 얼룩에서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물이 아니었다. 까만 액체였다.
바로 집주인에게 연락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수리기사가 왔다. 천장을 뜯어보니 위층 욕실 바닥에 검은 곰팡이가 가득했다. 하지만 이상했다. 위층은 3개월째 공실이라고 했다.
수리기사가 위층을 확인하러 올라갔다가 소스라치게 놀란 표정으로 돌아왔다. 위층 욕실에는 검은 곰팡이로 뒤덮인 욕조가 있었고, 그 안에는...
시신이 있었다. 3개월 전 실종된 여성의 시신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그녀는 전 세입자였다. 그리고 그녀를 살해한 범인은 바로 집주인이었다.
집주인은 세입자와 임대료 문제로 다퉜고, 욕실에서 밀어 넘어뜨려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시신을 처리할 방법을 찾지 못한 그는 욕조에 방부제를 채우고 시신을 담가두었다. 그리고 새로운 세입자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공실이라고 거짓말을 했던 것이다.
나는 그날 바로 이사를 나왔다. 지금도 가끔 생각난다. 내 머리 위에서 3개월 동안 썩어가던 시신과, 밤마다 들리던 검은 액체 떨어지는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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