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공포

한밤중에 들려온 딸의 영상통화, 하지만 우리 딸은 3년 전 실종됐다

수다 SUDA 2024. 12. 24.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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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평소와 같이 야근을 하고 있었다. 밤 11시가 넘어 사무실은 텅 비어 있었고, 나만이 모니터 앞에 앉아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갑자기 울리는 영상통화 알림음. 발신자 이름을 보고 나는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서연이'

3년 전 실종된 우리 딸이었다.

떨리는 손으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 화면에 나타난 것은 분명 서연이었다. 17살 때의 모습 그대로였다. 교복을 입은 채 햇빛이 들어오는 창가에 앉아있었다.

"아빠..."

서연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눈물이 흘렀다. 3년 동안 잠든 적 없는 밤에도, 술에 취해 쓰러진 날에도 잊지 못했던 그 목소리.

"서연아... 네가 정말... 어디 있는 거니?"

서연이는 밝게 웃었다. 그러나 그 웃음이 어딘가 이상했다. 입꼬리가 자연스럽지 않게 올라가 있었고, 눈동자는 초점이 맞지 않았다.

"아빠, 나 지금 학교야. 여기 너무 좋아. 아빠도 와볼래?"

화면 속 창문으로 보이는 하늘이 점점 어두워졌다. 햇빛이 사라지고 붉은 빛이 창문을 물들이기 시작했다.

"서연아, 지금 어느 학교에 있는 거니? 아빠가 당장 갈게!"

서연이의 얼굴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피부가 회색빛으로 변하더니 곰팡이가 피어나는 것처럼 검은 반점들이 퍼져나갔다. 그러나 서연이는 계속 웃고 있었다.

"아빠... 여기 너무 재미있어. 친구들도 많아..."

카메라가 돌아갔다. 교실 안이 보였다. 책상마다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앉아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일그러져 있었고, 피부는 썩어들어가고 있었다. 모두가 서연이처럼 부자연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우리 모두 영원히 함께야... 아빠도 꼭 와야 해..."

화면 속 학생들이 일제히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응시했다. 그들의 눈에서 검은 액체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이제 곧 수업 시작이야. 선생님이 오시는데..."

복도에서 끌리는 소리가 들렸다. 카메라가 교실 문으로 향했다. 문이 천천히 열리며 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때 갑자기 화면이 깜빡거렸다. 순간 모든 학생들의 얼굴이 서연이를 찾던 그날 밤 경찰서에서 보았던 실종된 아이들의 얼굴로 바뀌었다. 모두가 한꺼번에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아빠, 이제 선생님이 오셨어..."

화면이 암전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들린 것은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울리는 서연이의 웃음소리였다.

다음 날 아침, 경찰은 회사 건물 15층 사무실에서 한 남자의 시체를 발견했다. 책상 위에는 깨진 휴대폰이 놓여있었고, 컴퓨터 화면에는 삭제된 통화 기록만이 남아있었다. CCTV에는 그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일어나 창문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죽을 때까지 지워지지 않은 미소가 남아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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