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공포

성탄절 선물로 받은 죽음의 초대장

수다 SUDA 2024. 12. 24.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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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 저녁, 나는 사무실에서 마지막 업무를 끝내고 있었다. 갑자기 책상 위에 놓여있는 빨간 봉투가 눈에 띄었다. 분명 퇴근 전까지는 없었던 봉투였다. 황금빛 리본으로 장식된 봉투를 열어보니, 고급스러운 카드가 들어있었다.

"당신을 특별한 크리스마스 파티에 초대합니다."

호기심에 카드를 자세히 살펴보니, 도시 외곽의 한 저택 주소가 적혀있었다. 평소라면 의심스러운 초대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겠지만, 그날따라 왠지 모를 강렬한 끌림이 느껴졌다.

택시를 타고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숲 속에 자리 잡은 웅장한 빅토리안 양식의 저택이었다.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정원을 지나 현관에 들어서자, 문이 저절로 열렸다. 실내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고, 벽난로에서는 장작이 타닥타닥 타들어가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주변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미 발을 들인 이상 돌아갈 수는 없었다. 식당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들어가보니 긴 테이블 위에는 성대한 만찬이 차려져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와인 한 잔이 저절로 따라졌다. 맛있는 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한 모금 마시자 온몸이 나른해지며 정신이 몽롱해졌다. 그때 주변의 촛불이 일제히 꺼지며 칠흑 같은 어둠이 찾아왔다.

희미한 달빛에 의지해 주변을 살펴보니, 테이블 위의 음식들이 모두 썩어 문드러져 있었다. 천장에서는 검붉은 액체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벽에는 날카로운 도구들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갑자기 귓가에서 속삭임이 들려왔다.

"당신이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우리의 크리스마스 만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순간 등 뒤에서 차가운 쇠붙이가 살을 파고드는 감각이 느껴졌다. 고통과 함께 온몸이 서서히 마비되어 갔다. 눈앞이 흐려지는 와중에도 주변에서 들려오는 기이한 웃음소리만은 또렷하게 들려왔다.

"이제 영원히 우리와 함께..."

의식이 흐려지는 순간, 마지막으로 본 것은 피로 물든 크리스마스 트리였다. 반짝이는 장식품들 사이로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이전 파티의 참석자들이 남긴 시체 조각들이었다. 그들의 살점은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예쁘게 포장되어 나뭇가지마다 걸려있었다.

다음 날 아침, 경찰은 도시 외곽의 폐허가 된 저택에서 한 구의 시체를 발견했다. 시체의 주머니에서는 빨간 봉투가 발견되었고, 그 안에는 새로운 초대장이 들어있었다. 

다음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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