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공포

귀신보다 더 무서운 이웃집 남자의 은밀한 취미

수다 SUDA 2024. 12. 29.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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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달 전 이사 온 1층 새 입주민이다. 이사 첫날부터 위층에서 들려오는 끔찍한 소리에 잠을 설쳤다. 밤마다 들려오는 쿵쿵거리는 소리와 뭔가를 긁는 듯한 소리. 처음엔 공사 소음인가 했지만, 항상 자정이 넘어서부터 시작되는 이상한 소음이었다.

처음에는 참았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됐는데 트러블 메이커가 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매일 밤 계속되는 소음에 점점 짜증이 났고, 결국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넣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놀랍게도 "2층은 현재 공실입니다"였다.

등골이 오싹해졌다. 빈 집에서 소리가 난다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위층 초인종을 눌러봤다.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날 밤에도 어김없이 소리는 계속됐다.

용기를 내서 직접 위층을 확인해보기로 했다. 관리사무소에서 얻은 마스터키로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실내는 텅 비어있었다. 먼지가 쌓인 바닥과 벽. 확실히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이었다.

그러다 발견한 천장의 검은 얼룩. 자세히 보니 그것은 곰팡이가 아닌 검붉은 핏자국이었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리고 그 순간, 위에서 누군가 걷는 소리가 들렸다. 3층이다.

3층에는 혼자 사는 중년 남자가 산다고 들었다. 평소에는 조용하고 얌전한 이웃이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나는 그를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매일 밤 그의 발걸음 소리는 2층 빈 집을 거쳐 내 천장으로 이어졌다. 마치 누군가를 감시하듯이.

어느 날, 택배를 받으러 현관문을 열었을 때였다. 3층 남자와 마주쳤는데, 그의 손에는 커다란 쇼핑백이 들려있었다. 인사를 건네려는 순간, 그 안에서 뭔가가 움직였다. 붉은 액체가 비닐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불안감에 잠식된 나는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현장 검증 결과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3층 집은 깨끗했고, 남자는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었다. 오히려 나만 피해망상증 환자 취급을 받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출근하려고 현관문을 열었을 때였다. 계단에서 시체 한 구가 발견됐다. 실종된 지 한 달이 넘은 2층 전 거주자였다. 온몸이 토막 나 있었고, 시신 곳곳에는 날카로운 도구로 고문한 흔적이 가득했다.

경찰 조사 결과, 3층 남자의 집에서 피해자의 혈흔이 발견됐다. 그의 컴퓨터에는 2층과 1층을 감시하는 불법 카메라 영상들이 가득했다. 그는 1년 전부터 이 아파트의 젊은 여성들을 감시해왔고, 그중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골라 잔혹한 실험을 자행했다고 한다.

체포 당시 그는 이상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다음은 네 차례였는데." 그의 컴퓨터에는 내가 잠든 모습, 샤워하는 모습, 매 순간이 담긴 영상들이 있었다. 심지어 내가 모르는 사이 그는 이미 내 집 천장에도 구멍을 뚫어놓은 상태였다.

지금도 가끔 악몽을 꾼다. 그 남자가 천장의 구멍으로 나를 내려다보며 웃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문득 든 생각. 과연 그가 진짜 범인이 맞을까? 체포 이후에도 가끔 천장에서는 여전히 무언가가 기어 다니는 소리가 들리니까.

경찰은 말했다. 3층 남자의 집에서 발견된 것들은 살인마의 도구가 아닌, 수집가의 소장품 같았다고. 마치 누군가의 취미생활처럼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고. 피해자들의 물건들, 사진들, 심지어 신체 일부까지도.

이제는 더 이상 그 아파트에 살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사는 곳에서도 가끔 천장에서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나를 지켜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쩌면 그는 혼자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의 '취미'를 함께 즐기는 사람들이 더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오늘, 새로 이사 온 옆집에서 커다란 쇼핑백을 든 남자를 보았다. 그 안에서 뭔가가 움직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붉은 액체가 비닐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마치 데자뷔처럼, 그 날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움직여야 할까? 아니면 또다시 희생양이 되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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