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한 달이 지났을 때였다. 유품 정리를 위해 할머니 댁을 찾은 나는 다락방에서 붉은색 한복을 입은 전통 인형을 발견했다. 처음 보는 인형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눈이 마주치자 심장이 쿵쾅거렸다.
인형의 얼굴은 하얀 도자기처럼 반들반들했고, 검은 눈동자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반짝였다. 붉은 한복은 오래되어 보였지만 묘하게 선명했다. 이상했다. 20년 넘게 다락방에서 먼지를 뒤집어써야 할 물건이 이렇게 깨끗할 리 없었다.
그날 밤, 인형을 내 방에 가져다 놓고 잠이 들었다. 한밤중에 "툭" 하는 소리에 잠이 깼다. 인형이 있던 자리가 비어있었다.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방 안을 둘러보니 인형이 문 앞에 서 있었다. 분명 책상 위에 놓아두었는데.
공포에 질린 채 쳐다보고 있자니, 인형의 입가가 살짝 올라가는 것이 보였다. 도자기로 만든 얼굴에 주름이 잡히며 입꼬리가 올라가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차갑고 죽은 듯한 눈동자였다.
비명을 지르려는 순간, 인형의 입에서 시커먼 액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실처럼 가늘게 흘러나오더니, 점점 굵어져 마치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 액체가 바닥에 닿자마자 방 안의 공기가 썩은 고기 냄새로 가득 찼다.
공포에 질려 도망치려 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인형이 한 걸음씩 다가올 때마다 시커먼 액체가 바닥에 자국을 남겼다. 그리고 그 자국에서 살덩어리 같은 것들이 꿈틀거리며 자라나기 시작했다.
다음 날 아침, 할머니의 일기장을 발견했다. 마지막 페이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이 인형은 내 영혼을 담고 있다. 우리 가문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저주를 걸었다. 이 인형을 본 사람은 3일 안에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죽음 이후에 시작된다..."
일기장을 읽고 나서 거울을 보니, 내 얼굴이 하얀 도자기처럼 변해가고 있었다. 손가락 끝에서부터 딱딱하게 굳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입가에서 시커먼 액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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