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매일 아침 8시 출근해서 저녁 7시에 퇴근하는 그런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 내 일상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그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야근을 마치고 늦은 시간에 퇴근을 했다. 시계는 이미 밤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지하철은 이미 끊긴 시간이라 택시를 타려고 회사 앞으로 나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따라 택시가 한 대도 잡히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걸어가기로 했다. 집까지는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늦은 시간이라 거리는 한산했고, 가로등 불빛만이 내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다.
걷다 보니 평소에는 지나치지 않던 좁은 골목길이 눈에 들어왔다. 지도 앱을 확인해보니 이 길로 가면 10분 정도 단축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피곤한 마음에 골목길로 들어섰다.
골목은 생각보다 어두웠다. 가로등도 몇 개 없었고, 그나마도 깜빡거리는 것이 불안했다. 걸음을 재촉하려는데 갑자기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가 나를 따라오고 있는 것 같았다.
뒤를 돌아봤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발자국 소리는 계속됐다. 더 빨리 걸었다. 발자국 소리도 빨라졌다. 결국 뛰기 시작했다. 뒤에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도 뛰는 소리로 바뀌었다.
겨우 골목을 빠져나와 큰길로 나왔다. 숨을 고르며 뒤를 돌아봤다. 여전히 아무도 없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집으로 향했다.
그날 이후로 매일 밤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잠들기 전 침대에 누우면 천장에서 뭔가 기어 다니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쥐나 바퀴벌레 소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리는 점점 더 커졌고, 마치 누군가가 천장을 긁는 것 같은 소리로 바뀌었다.
어느 날은 한밤중에 깨어나 보니 누군가가 내 방 구석에 서 있는 것 같았다. 그림자였다. 하지만 그림자는 움직였다. 내가 보고 있다는 걸 알았는지, 천천히 내 쪽으로 다가왔다. 나는 공포에 질려 이불을 뒤집어썼다.
아침이 되면 모든 게 괜찮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보니 이불에 누군가가 긁은 듯한 자국이 나 있었다. 그리고 방 구석에는 젖은 발자국이 남아있었다.
회사에서도 이상한 일이 계속됐다.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나와 다르게 움직였다. 엘리베이터를 탈 때마다 나 혼자임에도 무거운 것처럼 느리게 움직였다. 그리고 매일 밤 퇴근할 때면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는 듯한 시선이 느껴졌다.
동료들에게 이런 일들을 털어놓았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과로 때문이라며 휴가를 추천했다. 결국 일주일 휴가를 내고 집에서 쉬기로 했다.
하지만 그게 더 큰 실수였다. 24시간을 집에서만 보내다 보니 이상한 일들이 더 자주 일어났다. 화장실에서 샤워를 할 때면 커튼 너머로 누군가의 실루엣이 보였다. 거실에서 TV를 볼 때면 TV 화면에 비친 내 뒤로 누군가가 서 있는 것 같았다.
불면증에 시달리다 결국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스트레스성 환각 증상이라며 약을 처방해줬다. 하지만 약을 먹어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어느 날 밤, 또다시 천장에서 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평소보다 더 크고 선명했다. 그리고 갑자기 천장에서 검은 액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손으로 만져보니 끈적끈적했다. 그리고 비린내가 났다.
공포에 질려 방에서 뛰쳐나왔다. 거실로 도망치려는데 갑자기 모든 전등이 깜빡거리더니 꺼져버렸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누군가의 숨소리가 들렸다. 점점 가까워지는 발자국 소리. 그리고 차가운 손이 내 어깨에 닿았다.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다. 병원 침대였다. 의사가 말해주길, 내가 일주일 전부터 이곳에 입원해 있었다고 했다. 과로로 인한 환각 증세라고 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모든 게 꿈이었던 걸까.
하지만 그때, 병실 문이 열렸다. 간호사가 들어왔다. 그런데 그 간호사의 얼굴이... 내 얼굴이었다. 그리고 그 간호사가 말했다. "이제 깨어나셨군요. 제가 당신 자리에 있는 동안 편히 쉬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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