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공포

밤 12시에 울리는 알람, 그날 이후 매일 밤 누군가 내 방문을 두드린다

수다 SUDA 2025. 1. 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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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밤 12시가 되면 누군가가 내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는다. 처음에는 단순한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소리는 매일 밤 정확히 같은 시간에 들려왔고, 점점 더 선명해졌다.

이 모든 것은 3주 전 새로운 집으로 이사 온 날부터 시작됐다. 회사 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던 나는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신축 아파트를 계약했다. 조용한 동네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었다.

이사 첫날 밤, 나는 피곤에 지친 몸을 이끌고 침대에 누웠다.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확인한 시계는 11시 59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리고 정확히 12시, 처음으로 그 소리를 들었다. '똑똑'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처음에는 이웃이 찾아온 줄 알고 문을 열어보았지만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피곤한 탓에 환청을 들었나 싶어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같은 시간에 똑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일주일이 지나자 소리는 더욱 커졌고, 이제는 단순한 노크 소리가 아닌 것 같았다. 마치 누군가가 손톱으로 문을 긁는 것 같은 소름 끼치는 소리가 섞여 들렸다. 나는 경비실에 연락해보았지만, 야간 순찰 중에도 특별한 이상은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주가 되자 소리와 함께 이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현관문 틈 사이로 스며드는 썩은 고기 냄새였다. 하지만 아무리 문을 열어보아도, 복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웃들에게 물어보았지만 아무도 이상한 냄새를 맡지 못했다고 했다.

세 번째 주,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친구에게 하룻밤 같이 있어달라고 부탁했다. 그날 밤도 어김없이 12시가 되자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친구는 아무 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오히려 내가 이상해진 것처럼 쳐다보았다.

점점 불안감이 커져갔다. 밤마다 들리는 소리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고, 회사에서도 집중력이 떨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이 아파트의 과거에 대해 알게 됐다.

내가 사는 이 아파트는 재건축된 것이었다. 이전에는 오래된 연립주택이 있었는데, 20년 전 한 남자가 이곳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후 시신을 방안에 숨겨두었다고 했다. 시신은 한 달 뒤에야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는 매일 밤 12시에 남자친구를 만나러 왔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후, 나는 더욱 불안해졌다. 혹시 그 여자가 나를 찾아오는 것일까? 하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건물은 완전히 다시 지어졌고, 20년이나 지난 일이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밤 12시가 다가온다. 이제는 소리가 들리기 전부터 심장이 미친 듯이 뛴다. 시계를 보니 11시 59분. 그리고 평소처럼 정확히 12시가 되자 노크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뭔가 달랐다.

문 틈 사이로 보이는 그림자. 분명히 누군가가 서 있다. 손잡이가 천천히 돌아간다. 나는 숨을 죽이고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문이 열리고, 긴 머리카락을 한 여자가 걸어들어왔다.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여자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나는 경악했다. 여자의 얼굴은... 내 얼굴이었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다. 식은땀이 온몸을 적시고 있었다. 악몽이었던 걸까? 하지만 방 안에는 여전히 그 썩은 냄새가 가득했고, 현관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 시계는 정확히 12시 1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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