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돌아가신 지 3년. 엄마는 드디어 할머니 집을 정리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어릴 적 추억이 담긴 그 집에 한 번 더 가보고 싶었다.
그날따라 유난히 흐렸다. 할머니 집 골목을 걸으며 어릴 적 기억이 떠올랐다. 할머니가 늘 내게 해주시던 호박죽 냄새, 장롱 안에 숨어 놀던 기억... 하지만 이제는 모든 게 낡고 먼지투성이였다.
현관문을 열자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3년 동안 아무도 살지 않은 집 특유의 그 냄새였다. 엄마는 큰방부터 정리하기 시작했고, 나는 할머니의 옷가지들이 보관된 장롱 앞에 섰다.
장롱 문을 열자 희미한 장미향수 냄새가 났다. 할머니가 늘 뿌리시던 그 향수... 옷들을 하나씩 꺼내다 맨 안쪽에서 작은 나무상자를 발견했다. 상자는 묵직했고 표면에는 이상한 부적 같은 것이 붙어있었다.
상자를 열었을 때, 나는 경악했다. 그 안에는 피가 마른 듯한 갈색 얼룩이 있는 낡은 한복과, 누렇게 변색된 종이 뭉치, 그리고... 머리카락이 가득했다.
종이를 펼쳐보니 할머니의 일기장이었다. 마지막 장에는 떨리는 글씨체로 이렇게 적혀있었다.
"오늘도 그 아이가 찾아왔다. 내 딸이라고 우기며... 하지만 내 딸은 50년 전 그날 이미 죽었다. 그날 실수로... 내가... 목욕물에... 오래 담가두었더니... 이제 그 아이의 원혼이 나를 찾아온다. 매일 밤 긴 머리카락을 흔들며..."
등골이 오싹했다. 그때 갑자기 장롱 안쪽에서 뭔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길게 늘어진 흰 머리카락 사이로 썩어 문드러진 얼굴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이게 뭐야... 이 사진들은..." 엄마가 들고 있는 오래된 앨범에는 충격적인 사진들이 있었다. 할머니 집 장롱 안에서 찍은 것 같은 흑백사진들... 그리고 그 사진 속에는 지금의 내가, 장롱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사진을 떨어뜨리며 뒷걸음질 쳤다. 그때 장롱에서 마른 손이 튀어나와 내 발목을 잡았다. "이제 네가 내 새로운 인형이 되어줄 거야..." 썩어가는 시체 냄새와 함께 귓가에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눈을 떴다. 병실이었다. 의사는 말했다. "3년 전부터 계속된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셨네요." 창밖을 보니 할머니 집이 보였다. 그리고 창가에... 긴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서 있는 할머니가... 내게 손짓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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