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한 달이 지났을 때였다. 유품 정리를 위해 할머니 댁을 찾은 나는 다락방에서 붉은색 한복을 입은 전통 인형을 발견했다. 처음 보는 인형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눈이 마주치자 심장이 쿵쾅거렸다.인형의 얼굴은 하얀 도자기처럼 반들반들했고, 검은 눈동자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반짝였다. 붉은 한복은 오래되어 보였지만 묘하게 선명했다. 이상했다. 20년 넘게 다락방에서 먼지를 뒤집어써야 할 물건이 이렇게 깨끗할 리 없었다.그날 밤, 인형을 내 방에 가져다 놓고 잠이 들었다. 한밤중에 "툭" 하는 소리에 잠이 깼다. 인형이 있던 자리가 비어있었다.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방 안을 둘러보니 인형이 문 앞에 서 있었다. 분명 책상 위에 놓아두었는데.공포에 질린 채 쳐다보고 있자니, 인형의 입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