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시 외곽의 오래된 정신병원 철거 현장에서 일하는 건설 작업자다. 오늘도 평소처럼 건물 내부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지하 보일러실 쪽에서 녹슨 금속 캐비닛을 발견했다. 문을 열어보니 먼지 쌓인 VHS 테이프들이 잔뜩 있었다. 대부분은 환자 기록이나 행정 서류를 담은 것 같았지만, 그중 하나가 눈에 띄었다. '보안실 CCTV - 2001년 10월 31일' 이라고 적힌 테이프였다. 우연히 작업장에 있던 낡은 VHS 플레이어에 테이프를 넣어보았다.화면에는 병원 복도가 보였다. 날짜 표시를 보니 새벽 3시 27분. 희미한 형광등 불빛 아래 긴 복도가 음산하게 펼쳐져 있었다. 갑자기 화면 오른쪽에서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카메라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한 환자로 보이는 사람이 복도 끝에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