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퇴근길은 언제나 고요했다. 나는 회사에서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시계는 새벽 2시를 가리켰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으스스한 적막감이 감돌았다.
주차장 입구를 지나자마자 느껴진 것은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형광등 몇 개가 깜빡거리며 불안정한 빛을 내뿜었고, 그 사이로 어둠이 춤추는 듯했다. 차를 주차하면서 백미러로 뒤를 확인했을 때, 희미하게 움직이는 그림자가 보였다.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누군가 있다'라는 직감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차는 주차되어 있었고, 집까지는 지하 2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발걸음을 서둘렀다. 그때였다. "끼익..." 어딘가에서 쇳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니 약 20미터 떨어진 곳에 검은 실루엣이 서 있었다. 키가 2미터는 되어 보이는 그것은 분명 사람의 형상이었지만, 뭔가 달랐다. 그것의 팔과 다리는 마치 관절이 거꾸로 꺾인 것처럼 기괴하게 뒤틀려 있었다.
순간 그것이 내 시선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렸다. 형광등 불빛 아래서 드러난 그것의 얼굴은... 차마 입에 담기 힘들 정도로 끔찍했다. 피부는 마치 썩어 문드러진 것처럼 곰팡이가 피어있었고, 눈구멍에서는 시커먼 진물이 흘러내렸다. 입가는 귀까지 찢어져 있었고, 그 사이로 늘어진 혀가 뱀처럼 움직였다.
나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것이 천천히 나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뒤틀린 관절 소리가 지하주차장에 메아리쳤다. "툭... 툭... 툭..."
간신히 다리에 힘을 주어 도망치려는 순간, 그것이 갑자기 천장을 향해 몸을 비틀더니 거미처럼 네 발로 기어오기 시작했다. 속도는 점점 빨라졌고, 입에서는 시커먼 점액이 뚝뚝 떨어졌다.
엘리베이터까지는 아직 10미터. 나는 필사적으로 달렸다. 뒤에서는 그것의 숨소리와 기어오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손이 떨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딩!"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그것의 차가운 손가락이 내 발목을 스쳤다. 나는 재빨리 엘리베이터 안으로 뛰어들어 문을 닫았다. 닫히는 문 사이로 보인 그것의 마지막 모습은, 입가에 붉은 미소를 띄운 채 천천히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이었다.
그 날 이후 나는 그것을 다시 보지 못했다. 하지만 매일 밤 지하주차장에 들어설 때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리고 가끔, 아주 조용한 밤에는 천장에서 들리는 희미한 '툭... 툭...' 소리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것은 아직도 이 아파트 어딘가에 있다. 어쩌면 당신의 주차장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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