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처럼 지루했다. 지하주차장의 차가운 형광등 불빛 아래로 내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오늘따라 유독 주차장이 텅 비어 있었고, 발걸음 소리만이 공허하게 울렸다.B2층 구석에 차를 세워두고 엘리베이터로 향하는데, 문득 어딘가에서 희미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에는 누군가의 통화 소리라고 생각했지만, 주변을 둘러봐도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형광등 하나가 깜빡이더니 꺼졌다.불안한 마음에 발걸음을 서둘렀다.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했을 때, 또다시 웃음소리가 들렸다. 이번에는 더 가깝게, 마치 내 바로 뒤에서 들리는 것 같았다. 급히 뒤를 돌아봤지만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자 숫자가 천천히 내려오기 시작했다. B1, B2... 그런데 엘리베이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