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이 한참 지난 늦은 밤이었다. 야근을 마치고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마지막 차량을 놓치면 택시를 타야 했기에 서둘러 계단을 내려갔다.다행히 마지막 차량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한적한 승강장에는 나 말고도 몇 명의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하철이 들어오자 모두가 서둘러 탑승했다. 나는 가장 마지막 칸을 선택했다.차량 안에는 나를 포함해 3명의 승객이 있었다. 중년 남성 한 명이 구석에서 졸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스마트폰을 보며 이어폰을 끼고 있었다. 그리고 맨 앞쪽에 흰 소복을 입은 여자가 앉아있었다.지하철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터널을 지날 때마다 어둠이 차량을 삼켰다가 다시 불빛이 들어왔다. 나는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잠시 눈을 감았다.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갑자기 한..